갤러리 토마는 오는 6월 18일부터 27일까지 이주형의 신작 ‘플로라(Flora)’를 초대하여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개인전은 주로 건축적 구조에 주목한 이전 작업과 달리 자연 대상에서 소재를 가져온 작품으로 구성하여, 그 변모가 궁금해진다.
예술가는 통상 자신만의 비전이 고양되어 나타나는 이미지를 지향한다. 사진에서는 특정 장소와 대상, 특별한 빛의 상태 등이 이러한 이미지의 조건이 되곤 한다. 문제는 사진이 대상의 외적 질서를 넘어서 존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지점에서 작가는 대상의 특별함에 서 벗어나 익숙한 대상이라도 작가가 대면을 통해 각성하는 신체의 감각을 형상화하고자 시도한다 말한다. ‘플로라’ 시리즈에 나타나는 사뭇 경쾌한 리듬과 함께 비정형의 울림으로 나타나는 여러 꽃의 형상들은 일상적인 소재가 경이로운 미시의 감각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일깨우고 있다.
이주형의 신작은 계절의 변화와 함께 자연의 경관에 숨어있는 미시의 감각을 변주하면서 우리가 가진 따듯한 정서를 위무한다. 흩날리는 꽃잎에 머금는 아련한 빛과 한없이 느린 호흡, 이주형의 작업은 예술가적 자의식으로 고양된 자신을 앞세워 조심스럽게 자연 앞에 직면케 함으로써 신체가 경험하는 모든 감각을 아울러 되살려내고 있는 듯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