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시의 타이틀 “그대 없는 그대 곁에”는 일렉트로닉 팝밴드 캐스터가 발표했던 같은 제목의 노래에서 빌린 것이다. 그 대상이 누구라도 상관없다. 사랑하는 사람이건 존경하건 사람이건 한때는 나의 옆에 있었지만,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그 사람은 그렇다고 부재하는 대상이 아니다. 이들 세 명의 작가, 김진, 이주형, 정용국은 동시대 미술의 범위 안에서 각자 자신이 그리워하는 대상을 작품에 투영시켰다. 그 작품들은 모두 집 안팎의 시선을 담고 있다. 그 시선은 고독해 보인다. 작품 속 호텔, 뮤지엄, 아파트는 서양화(김진), 사진(이주형), 동양화(정용국)라는 서로 다른 영역임에도 각각의 장르 전통을 무너트리며 자신의 시그니처를 새겼다. 지금의 깊이 그대로 보이는 이미지야말로, 사회 속의 예술은 무엇인가, 미술가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가, 그 아웃라인을 긋고 있다. 윤규홍 (예술사회학)